Vũ Cát Tường – Vết Mưa

10월 첫 날 비가 내린다. 이제 가슴 벅찬 수확의 시간은 지나고 나뭇잎이 떨어지는 시간이 왔음을 알린다. 계절의 변화, 시간의 변화의 엄숙함에 새삼 놀란다.

계절의 변화는 비를 통해 이루어진다. 지난 시간의 때를 벗기로 새로이 시작하라는 뜻인 것인지. 실제 구름이 해를 가리고 비가 내리는 사이 낮은 짧아지고 기온은 내려간다. 그 변화가 날이 흐려서, 비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구름이 개여도 짧아진 낮은 다시 길어지지 않을 것이고 기온은 아래를 향해 갈 것이다.

가을 비가 내리는 날 베트남 노래를 듣는다. 부캇퉁(Vũ Cát Tường)이란 가수의 “Vết Mưa”란 곡이다. 오늘 우연히 알게 된 노래다. 뻔한 코드진행이지만 참 달달하다. 어린 시절의 떡볶이 같은 느낌이랄까? 100원에 열 개 주던.

한참 날이 맑았다가 갑자기 내리는 비에는 희미한 향기가 난다. 실상은 먼지가 피어 오르는 냄새지만 그 안에서 나는 어린 시절 비 오는 날 버스를 타고 경기도 하남의 한 전파사로 카세트 테잎을 사러 가던 날을 떠올린다. 버스 안에는 습기를 먹은 눅눅한 공기가 흘렀다. 하지만 그것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었다.

참 기이한 만남이다. “Vết Mưa”의 의미가 “비의 흔적”이란다. 대부분의 노래가 그러하듯 사랑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게 비 오는 날의 기억을 자극한 것이 기이하다. 특정한 날씨에 들으면 좋은 음악이 그래서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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