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 코리아와 벨라 플렉의 듀오 라이브 공연을 담은 앨범이다. 피아노와 반조의 듀오는 그리 친숙한 조합도 아니고 긍정적인 상상을 하게 만드는 조합도 아니다. 이것은 반조가 과거 뉴 올리언즈 재즈 시대에 사용되기는 했지만 현재는 재즈보다는 블루그래스 음악에 더 적합한 악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연주자는 이미 2007년 듀오 앨범 <Enchantment>을 녹음한 적이 있다. 그 전에는 벨라 플렉이 이끄는 그룹 플렉톤즈에 칙 코리아가 게스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칙 코리아에 대한 벨라 플렉의 경외심, 벨라 플렉의 음악에 대한 칙 코리아의 인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남이다.
이러한 두 연주자의 부드러운 화합은 이번 라이브 앨범에서도 드러난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앨범에는 중간중간 연주자의 음악 소개 등의 멘트까지 등장하는데 그 분위기가 매우 좋다. 가족적인 분위기랄까? 연주도 마찬가지. 반조가 지닌 평화롭고 컨트리적인 정서와 칙 코리아의 화려한 긴장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예상을 깨고 도시와 전원을 오가며 매우 아름다운 어울림을 들려준다. ‘Joban Dna Nopia’, ‘Children’s Song No.6’, ‘Mountain’, ‘Bugle Call Rag’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이들 곡은 각각의 연주자의 음악적 개성이 그대도 묻어나면서도 다른 연주자를 포용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감상자까지 장르적 이질감을 넘어 마음이 편안해 진다. 공연을 보고 싶어진다.
사실 칙 코리아의 연주가 지닌 탄력성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벨라 플렉의 반조가 지닌 풍부한 표현력과 기교 그리고 재즈와의 어울림은 분명 기대 이상의 것으로 다가온다. 설령 2007년도 앨범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