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콜렉티브는 트롬본 연주자 타카오 히로세를 중심으로 결성된 5인조 그룹이다. 이들은 도시적인 색채가 강한 펑키 재즈를 추구한다. 이번 앨범도 그렇다.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리듬, 전자적 질감의 사운드로 세련된 (재즈가 아닌 일렉트로니카 등이 나오는) 클럽지향적 음악을 들려준다. 그 자체로도 감각적이지만 DJ들의 리믹싱 소스로도 사용되기 좋은 연주들이다.
그런데 이 그룹의 미덕은 스무드 재즈처럼 도시적인 감각을 내세운 재즈가 흔히 범하는 오류, 그러니까 매끈하게 사운드를 다듬으면서 연주의 생동감을 해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네온사인을 연상시키는 영롱한 키보드와 간결한 코드 진행, 그리고 차분하게 어우러진 색소폰과 트롬본 유니즌이 편안한 도시적 질감을 만드는 중에서도 솔로 연주에서는 재즈 본연의 역동성을 유지한다. 특히 ‘Creation’같은 곡에서는 강박적인 펑키 리듬과 상관 없이 솔로 연주만큼은 하드 밥 시대의 향취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점이 그룹의 음악을 평범한 스무드 재즈나 누 재즈와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물론 스타일에 의존한 나머지 작곡과 흐름에 있어 상투적인 느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솔로와 합주의 탄탄함을 통해 매력으로 바꾸는 지혜 또한 보인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펑키 재즈 앨범이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