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d Plus Joshua Redman (Nonesuch 2015)

BP트리오 배드 플러스와 색소폰 연주자 조슈아 레드맨이 함께 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궁금해 하면서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성이 각각 강하고  성향 자체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드 플러스가 록적인 감성을 트리오로 표현한다면 조슈아 레드맨은 그래도 재즈의 기본에 대한 존중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트리오와 색소폰 연주자의 개성은 배드 플러스가 조슈아 레드맨을 초청해 함께 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니까 The Bad Plus feat. Joshua Redman이지 Joshua Redman with The Bad Plus가 아니란 것이다. 실제 앨범을 들으면 전체적인 사운드의 질감에 있어서 조슈아 레드맨보다는 배드 플러스의 느낌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색소폰 연주자가 자신을 죽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영역은 색소폰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편 배드 플러스는 조슈아 레드맨과의 만남을 생각하면서 사운드의 온도를 낮추는 것을 선택한 듯하다. 서로 싸울 듯이 덤벼 장대한 불꽃을 내는 연주를 펼칠 법도 한데 앨범은 시종일관 템포와 상관 없이 차분하다. 푸른 불꽃이랄까?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감상자들이 많을 것 같다. 아마도 그들은 혼돈으로 나가가는 ‘Faith Trough Error’이나  ‘Silence Is The Question’의 후반부처럼 순간 발화하는 듯한 연주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낮은 온도에서의 만남이 주는 쾌감 또한 매우 좋다. 즉, 성공과 실패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최근 배드 플러스가 어깨에 힘을 뺀듯 부드럽게 연주하는 것을 더 즐긴다는 것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Dirty Blonde’를 2004년 <Give>에서의 연주와 비교되기 바란다. 질주감이나 역동적인 부분은 완화되었지만 극적인 맛은 강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단단한 질감은 여전하지만 그 사이로 담담한 여백이 있는 배드 틀러스의 연주에 점성질을 제거한 조슈아 레드맨의 관조적인 연주가 어우러진 음악이 만들어졌다. 나는 이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서로 부드럽게 어울리고 있지만 비가 내릴 듯 말 듯한 날씨같은 묘한 긴장을 머금고 있는 것에서 세련미를 느낀다. 첫 곡 ‘As The Moment Slip Away’가 대표적이다. 분명 연주자들의 어울림은 매우 뜨겁다. 하지만 그것은 내부 사정일 뿐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운드는 잔잔하고 차분하다. 이 대비감이 이번 앨범의 핵심이 아닐까?

한편 어지러운 파탄으로 막을 내리는 ‘Faith Trough Error’에 이어지는 ‘Lack The Faith But Not The Wine’의 나른하면서 아련한 슬픔마저 느끼게 해주는 분위기는 배드 플러스와 조슈아 레드맨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만남 자체에 집중한 1+1=2의 사운드가 아닌 만나 서로 하나가 되는 것에 집중한 1×1=1의 사운드, 즉  욕심을 버리고 비우는 것을 통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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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오 배드 플러스와 색소폰 연주자 조슈아 레드맨이 함께 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궁금해 하면서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성이 각각 강하고  성향 자체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배드 플러스가 록적인 감성을 트리오로 표현한다면 조슈아 레드맨은 그래도 재즈의 기본에 대한 존중이 상대적으로...The Bad Plus Joshua Redman (Nonesuch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