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레니 웨이드는 최근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여성 보컬이다. 그녀가 질 스콧 헤론에 대한 헌정 앨범을 녹음했다. 질 스콧 헤런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직접 쓴 사회참여적인 가사를 시 낭송에 가까운 읊조림, 랩의 원형이라 할만한 선구적 방식으로 노래했던 보컬이다. 한편 음악적으로는 재즈, 소울, R&B를 결합한 음악을 펼쳤는데 여기에는 건반 연주자 브라이언 잭슨의 공이 컸다.
샤레니 웨이드는 질 스콧 헤런에 대해 헌정의 노래를 하면서 원작에 담긴 소울이나 R&B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재즈적인 면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테폰 해리스, 로니 플랙시코, 데이브 스트라이커 등 실력파 연주자들을 불렀다. 또한 노래에 있어서도 랩이나 낭송은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 등의 게스트에게 맡기고 그녀가 가장 잘 하는 전통에 충실한 노래를 했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질 스콧 헤런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이 흥미롭다. ‘Home Is Where The Hatred Is’, ‘Ain’t No Such thing As Superman’ 등의 곡이 특히 그렇다. 이것은 샤레니 웨이드가 고인의 음악에 깊은 애정을 두고 있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직접 편곡을 했으리라.
고인의 음악을 재현하거나 반대로 텍스트 차원에서 다루곤 하는 무늬만 헌정과는 다른, 헌정의 대상과 헌정자가 어우러진, 마치 함께 앨범을 만든 듯한 느낌마저 드는 모범적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