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줄리아나는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드럼 연주자이다. 1980년생의 젊은 드럼 연주자의 특성상 그는 세션 활동에 주력한 뒤 2012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앨범을 녹음해왔다. (2006년 트리오 Heernt 활동이 있기는 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 장의 앨범을 선보이는 한편 브래드 멜다우와의 듀오 앨범 <Mehliana: Taming the Dragon>을 발표하는 등 최고의 활동을 했다.
지금까지 그는 일렉트로닉 성향의 음악을 선보여왔다. 그 스스로도 일렉트릭 드럼과 어쿠스틱 드럼 연주를 병행했다. 그런데 각기 다양한 세션에서 만났던 연주자들과 함께 한 이번 앨범은 다르다. 순수한 어쿠스틱 쿼텟 사운드를 들려준다. 즉, 첨단의 포스트 밥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인데 그것이 매우 탄탄하다. 어느 하나 느슨한 부분이 없다. 모든 연주자들은 질주하는 곡이건 서정이 돋보이는 곡이건 밀접한 간격을 유지하며 견고한 사운드의 매질(媒質)을 만들어 낸다. 이 견고함의 가운데에 마크 줄리아나의 드럼이 있다. 그는 시종일관 바쁜 움직임으로 공간을 메워나가며 그는 다른 연주자들이 긴장을 유지하며 연주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만약 그가 자신을 덜 드러내었다면 앨범은 평범함에 빠졌을 것이다. 사실 그 동안 그가 들려준 일렉트로닉 성향의 연주는 그를 드럼 연주자로 인식하기에 다소 어려움을 주기도 했다. 그런 중에 이 앨범은 그가 탁월한 드럼 연주자, 그것도 재즈에 정통한 드럼 연주자임을 인식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