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파브리지오 보소는 엔리코 라바나 파올로 프레주 등의 다른 이탈리아 트럼펫 연주자들에 비해 아프로 아메리칸 재즈의 전통에 충실한 음악을 들려주어 왔다. 하지만 그 역시 이탈리아인 특유의 탁월한 멜로디 감각을 지니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그가 블루 노트를 통해 발표한 새로운 앨범은 그의 개성을 가장 부드럽고 편안하게 드러내고 있다. 앨범에서 그는 현악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The Nearness Of You”, “You’ve Changed”등의 미국 스탠더드 곡과 “Sensa Fine”, “Cinema Paradiso”, “Estate”등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곡들을 낭만적으로 연주했다. 특히 “Sesa Fine”같은 곡에서는 이미 <Round About Roma>앨범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던 경험이 있는 색소폰 연주자 스테파노 디 바티스타가 참여해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데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 밖에 “You’ve Changed”를 노래한 다이안 리브스, “Estate”를 노래한 세르지오 카마리에르 등도 앨범을 낭만적으로 꾸미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파올로 실베스트리가 지휘하는 B.I.M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울림이야 말로 파브리지오 보소와 함께 앨범 감상의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마치 온화한 바람처럼 불어오는 오케스트라의 결이 없었다면 앨범의 낭만성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You’ve Changed – Fabrizio Bosso (Blue Not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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