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는 새 앨범 <Ode>를 발매했었다. 그런데 반 년 만에 다시 새로운 앨범을 발매했다. 상대적으로 앨범 한 장을 녹음하는 것이 쉬운 것이 재즈라지만 그것도 옛날 일. 요즈음처럼 명확한 방향설정과 치밀한 연주를 요구하는 때는 한 해에 두 장의 앨범을 녹음한 다는 것은 참으로 대담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기획이 가능했던 것이 애초에 두 앨범이 같이 녹음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새 앨범이나 지난 새 앨범(?) 모두 2008년 11월과 2011년 4월에 녹음되었다. 이 녹음이 둘로 나뉘어 발매된 것은 자작곡을 연주한 것(<Ode>)과 다른 작곡가의 곡을 연주한 것(<Where Do You Start>)-한 곡은 자작곡이다-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앨범 표지만 두 앨범의 연관 성을 나타낼 뿐이다.
아무튼 같은 시기에 녹음된 만큼 앨범은 <Ode>의 질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록, 포크, 재즈, 라틴 음악 등의 다른 작곡가의 곡들을 연주하면서 트리오의 신선한 상상력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Got Me Wrong’은 록 그룹 앨리스 인 체인의 곡이다. 이 곡을 트리오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전혀 다른 공간에 배치 시킨다. 또한 피아노 연주자가 좋아하는 닉 드레이크의 곡을 연주한 ‘Time Has Told’미는 원곡의 감성에 공감하면서도 결국은 브래드 멜다우만의 것일 수 밖에 없는 곡으로 바꿔 놓았다. 여기에 앨범 타이틀 곡은 그의 발라드 연주의 정수를 다시금 맛보게 한다.
이처럼 앨범은 <Ode>와 유사함에도 뻔한 재탕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아니 늘 듣던 감성과 연주일지 모르나 그럼에도 여전히 감상자를 사로잡는다. 그래서 왜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가 대세인지를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