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은 지난 2008년 앨범 <A Good Day>로 성장을 지켜봐야 할 개성 있는 인물로 평가 받았다. 나 또한 그녀의 첫 앨범에 담긴 포크가 기반이 된 소박한 사운드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도 첫 앨범의 매력을 그대로 이어나간다. 하지만 첫 앨범이 밝고 희망찬 현재와 미래를 꿈꾸게 했다면 이번 앨범은 아련하고 살짝 빛 바랜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앨범 타이틀은 한 소녀의 성장한 미래를 그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성장한 여인의 유년을 탐구하는 것 같다. 그것은 무엇보다 사운드의 복고적인 질감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그녀는 어쿠스틱 기타 외에 토이 피아노, 멜로트론, 스틸로폰 등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했는데 그 악기들은 하나같이 70년대적인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다른 연주자들이 연주한 랩 스틸 기타, 첼레스트 등도 마찬가지. 그리고 몽환적인 코러스의 적극 사용 또한 사운드를 지금보다 살짝 채도가 낮은 과거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이처럼 프리실라 안이 지난 날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그녀가 성숙해졌음을 의미한다. 화려함 대신 아련한 추억으로 자신의 성장을 표현할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과거 지향적인 사운드인 만큼 앨범은 지난 앨범보다 훨씬 더 개인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프리실라 안이 어릴 적 꾸었던 꿈을 은밀하게 꾸었던 꿈을 바라보는 듯하다고 할까? 그리고 이것은 감상자들 또한 과거를 회상하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