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아가 강하다 할 지라도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주변 환경의 영향 속에서 자아가 형성된다고 뒤집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지방색, 민족성 같은 말들은 개인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의 영향력을 생각하게 한다. 재즈도 마찬가지다. 뉴 올리언즈가 아니었다면 재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모습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를 뿐더러 그 역사적 흐름 또한 달랐을 지도 모른다.
한편 이제는 공간적 독립성이 다소 희박해지기는 했지만 재즈의 발전에는 지방색이 나름 큰 역할을 했다. 재즈의 탄생을 이끈 뉴 올리언즈 재즈부터 시카고 재즈, 필라델피아 재즈 등이 그 좋은 예라 하겠다. 그 가운데 1950년대의 경우 뉴욕을 중심으로 한 이스트 코스트 재즈-재즈의 정통성을 이끌었기에 보통 그냥 재즈라 말하곤 하는-와 LA 등을 중심으로 한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긴장과 경쟁관계를 형성하며 재즈 발전을 이끌었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시작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 서핀을 즐기는 청춘들이 있는 해변, 그리고 시간을 잊게 만드는 온화한 날씨의 연속. LA나 샌프란시스코에서 볼 수 있는 기후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매일을 살아간다면 아마도 여유로운 심성과 낙관적인 삶의 태도를 저절로 지니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의사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온화한 날씨를 지닌 곳에서 쉬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바로 이러한 기후를 지닌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서부 해안지역, 말 그대로 웨스트 코스트 지역에서 1950년대에 탄생되었다. 탄생이라고 하지만 사실 비밥 혁명처럼 특정한 연주자가 마음 먹고 만들어 낸 것은 아니었다. 환경에 영향을 받아 지역의 정서에 맞는 연주를 즐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비밥에 대항한다는 개념으로 등장한 연주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웨스트 코스트 연주자들은 비밥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이 뉴욕과 LA 혹은 샌프란시스코와의 거리였다.
이처럼 비밥의 수혜를 받지 못한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비밥 이전의 뉴 올리언즈 재즈나 스윙 재즈 특히 뉴 올리언즈 재즈를 백인 연주자들이 새로 연주했던 딕시랜드 재즈의 전통을 계승한 측면이 강했다. 그래서 흥겹고 경쾌한 멜로디가 중심이 되었으며 그 전체적인 흐름 또한 해안 기후에 맞게 부드럽고 가벼운 경향을 띄었다.
한편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들은 대부분이 백인이었다.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는 않다. 웨스트 코스트 지역에 백인이 더 많았기 때문일 뿐이다. 하지만 반대로 백인 중심으로 진행되었기에 비밥과는 다른 스타일을 지닐 수 있었다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즉, 웨스트 코스트 특유의 기후적인 요인과 함께 흑인적인 정서-당시까지 재즈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던-를 표현하기 어려웠던 백인의 정서가 맞물리면서 웨스트 코스트 재즈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쿨 재즈와 웨스트 코스트
그렇다면 비밥의 영향권 밖에서 시작되었다는 웨스트 코스트 재즈와 쿨 재즈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쿨 재즈 자체로 받아들이곤 한다. 또 이러한 생각은 크게 생각하면 그다지 틀린 것은 아니다. 틀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빠른 속주와 긴장 가득한 코드의 복잡한 배열, 수많은 음들 속에 가려진 멜로디, 열정적인 리듬으로 구성되었던 비밥에 비해 비교적 온화한 리듬과 편안한 코드의 이어짐, 그리고 선명하게 드러나는 멜로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웨스트 코스트 재즈와 쿨 재즈는 많은 부분 비슷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와 쿨 재즈는 분명 다른 고향을 지녔다는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쿨 재즈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전설적인 세션 <Birth Of Cool>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멀리는 레스터 영과 레니 트리스타노의 음악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후 쿨 재즈는 예술지향이라는 전제하에 연주자마저 힘들게 느껴질 정도로 복잡해진 비밥에 대한 반감을 극복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쿨 재즈는 비밥의 포기가 아니라 수정의 의미가 더 강했고 따라서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비밥과 쿨 재즈를 오가며 활동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쿨과 밥이 혼재하는 스타일의 연주를 즐겼다. 예를 들어 아트 페퍼나 모던 재즈 퀄텟은 쿨-밥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양 스타일이 적절히 녹아 든 음악을 선보이곤 했다.
하지만 게리 멀리건, 쉘리 맨 같은 뉴욕에서 활동하던 쿨 재즈 성향의 연주자들이 웨스트 코스트 지역을 방문하여 지역 연주자와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결국 쿨 재즈와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하나의 스타일처럼 통합된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 전체가 쿨 재즈의 영역에 편입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적 정서는 공유할지 몰라도 쿨 재즈와는 차이가 있는 재즈 또한 적지 않게 공존했다. 그러므로 쿨 재즈와 관련된 웨스트 코스트 재즈라 함은 웨스트 코스트 지역의 쿨 재즈를 두고 하는 말임을 고려해야 한다.
편곡의 방향
웨스트 코스트 재즈-이제는 쿨 재즈 안으로 들어온-의 음악적 특징은 언급했듯이 온화한 리듬과 선명한 멜로디, 부드러운 코드 진행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의 근원으로 편곡에 대한 인식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까 편곡에 세심하게 공을 들이고 그 편곡이 연주의 자유를 다소 제약한다고 해도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웨스트 코스트 재즈가 비밥의 수혜를 받지 않고 그 이전 시대, 그러니까 편곡이 중요했던 스윙 시대의 영향을 받은 연주를 즐겼기 때문이리라. 실제 1940년대 빅 밴드 시절의 끝자락에 등장했던 스탄 켄튼이나 우디 허먼 오케스트라가 비밥의 열풍을 피해 정착했던 곳도 웨스트 코스트 지역이었다. 그리고 이 오케스트라에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대거 배출 되었다. 그 가운데 포 브라더스라 불렸던 네 명의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겟츠, 주트 심스, 알 콘, 세르쥬 살로프가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밖에 지미 주프레, 콘트 칸돌리, 셜리 맨, 러스 프리맨, 아트 페퍼, 게리 멀리건, 쳇 베이커, 버드 생크 등의 연주자들이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이끌며 인기를 얻었다.
물론 비밥도 이전 스윙 시대와는 다른 개념의 편곡에 힘썼다. 하지만 자유로운 연주에 대한 열망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그 방향이 달랐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자유로운 솔로보다는 각 악기, 각 파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주된 멜로디가 있으면 그것을 감싸거나 대화의 상대가 되는 독자적인 멜로디가 등장하는 대위법을 종종 사용했다. 그리고 그렇기에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잘 짜인 구조의 느낌이 강했고 또 지역의 낭만적 분위기 만나면서 편안한 감상을 제공했다. 그래서 실제 비밥을 어려워한 많은 감상자들이 웨스트 코스트 재즈에 환호했다. 반면 비밥을 재즈의 중심으로 두었던 연주자들과 비평가들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가볍고 제어된 사운드를 두고 상업적이다, 음악적으로 진지함이 결여되었다는 식으로 깍아내리곤 했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두 가지 길
한편 편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이후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게 했다. 하나는 보다 상업적인 것이고 하나는 재즈의 영역을 확대하는 진보적인 것이었다. 먼저 상업적인 측면을 말한다면 비밥의 등장과 함께 재즈는 예술적인 성취를 얻었지만 대중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대안이었고 또 그만큼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과거 스윙 시대만큼의 인기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다수의 연주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상업 음악 쪽에 눈을 돌리는 연주자들이 많았다. 특히 많은 연주자들이 할리우드 영화 음악, TV 방송국과 광고 음악 분야로도 진출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연주가 아닌 편곡자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몇몇 연주자들은 편곡을 보다 깊게 파고들어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보다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켰다. 이들은 유럽의 클래식 전통과 현대적인 12음 기법 등을 적용하여 기존 부드러운 질감에서 벗어나 이지적이고 냉랭한 질감의 재즈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 1960년대의 아방가르드 재즈나 제 3의 물결 등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었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대표 앨범 10선
비록 그 출발은 달랐다고 하지만 결국엔 웨스트 코스트 재즈와 쿨 재즈가 하나가 되었고 이제는 같은 재즈의 다른 표현 정도로 생각되고 있기에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대표 앨범을 선정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쿨 재즈의 대표 앨범들을 그대로 언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10장의 앨범은 가급적 쿨 재즈의 대표 앨범으로 소개되었던 앨범들 외의 앨범들 가운데 선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LA나 샌프란시스코 등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중심지에서 녹음된 앨범들, 그래서 구분하기 어렵지만 해변을 낀 웨스트 코스트의 정서를 비교적 많이 담았다고 생각되는 앨범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그렇다고 이 10장의 앨범들이 쿨 재즈 대표 앨범으로 선정되곤 하는 앨범들보다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 10장의 앨범들은 그 자체로 쿨 재즈의 대표 앨범으로도 선정될 수 있음을 밝힌다.
Blowin’ Country – Bud Shank & Bob Cooper (World Pacific 1957)
현재 색소폰 연주자 버드 쉥크 하면 뜨거운 밥 연주자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사실 그는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특히 그는 동료 색소폰 연주자 밥 쿠퍼와 함께 활동을 하곤 했다. 그 가운데 이 앨범은 가장 뛰어난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앨범에서 두 연주자는 색소폰 외에 플루트나 오보에까지 연주하며 다채로운 질감을 사운드에 부여하고 있는데 두 연주자의 호홉은 청량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밥 이상의 긴밀함을 드러낸다.
Cool & Crazy – Shorty Rogers (RCA Victor 1953)
트럼펫 연주자 쇼티 로저스는 우디 허먼과 스탄 켄튼의 오케스트라를 거친 후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대표적인 트럼펫 연주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는 작곡과 편곡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마일스 데이비스의 < Birth Of Cool>와 유사한 느낌의 편곡을 선보이곤 했다. 그 가운데 이 앨범은 아트 페퍼, 지미 주프레 등 당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던 연주자들을 기용해 녹음한 빅 밴드 앨범으로 창의적인 편곡과 풍부한 스윙감으로 웨스트 코스트 빅밴드 사운드의 모범을 들려준다.
In the Solo Spotlight – Howard Rumsey & the Lighthouse All-Stars
베이스 연주자 하워드 럼지는 스탄 켄튼 오케스트라의 베이스 연주자로 출발하여 1950년대 웨스트 코스트를 대표하는 베이스 연주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는 캘리퍼니아 헤르모사 비치에 위치한 라이트하우스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잼 세션 형식의 연주를 펼치는 라이트하우스 올 스타즈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그 가운데 버드 쉥크, 밥 쿠퍼, 클로드 윌리암슨 같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스타 연주자들이 함께 한 이 앨범은 라이트하우스 올 스타즈의 대표작이라 평가 받고 있다.
Jazz Impressions of Black Orpheus – Vince Guaraldi (Fantasy 1962)
만화 영화 <피너츠> 시리즈의 음악으로 친숙한 빈스 과랄디 또한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대표적인 피아노 연주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만화 영화 음악 작곡가답게 늘 소박하고 순수한 느낌의 곡을 쓰고 이를 자신의 피아노를 통해 표현하곤 했다. 이 앨범은 그에게 음악적, 상업적 측면 모두에서 성공을 가져다 준 앨범으로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루이스 본파가 담당했던 영화 <흑인 오르페>의 음악을 당시 웨스트 코스트의 낭만적 정서로 해석한 것이었다. 그가 <피너츠>의 음악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앨범의 성공 때문이었다.
Jimmy Giuffre 3 – Jimmy Giuffre (Atalntic 1957)
현재 미지 주프레는 다소 진보적인 음악을 펼쳤던 연주자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하지만 그는 우디 허먼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이후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스타급 연주자로 바쁜 활동을 했던 인물이다. 그래도 그의 리더작들은 당시의 다른 동료 연주자들과는 차별화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보다 진보적인 차원으로 이끄는 사운드를 들려주곤 했다. 이 앨범도 마찬가지. 색소폰 대신 클라리넷을 잡은 그는 베이스, 기타와 트리오를 이루어 보다 이지적이고 차분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The Poll Winners – Barney Kessel/Shelly Manne/Ray Brown (fantasy 1957)
기타 연주자 바니 케셀도 뛰어난 웨스트코스트 재즈 앨범을 여러 장 녹음했다. 특히 그는 1956년 쉘리 맨, 레이 브라운 등과 함께 다운 비트, 플레이보이, 메트로놈 등의 잡지에서 우수 연주자로 선정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Poll Winners’라는 트리오를 결성하여 이련의 웨스트 코스트 재즈 풍의 앨범을 녹음했다. 그 중 이 앨범이 그 첫 번째 결과물로 밥과 쿨 사이를 오가는 사운드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앨범 전체에 흐르는 우아하고 유쾌한 정서는 스타일의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생각하게 해준다.
Stan Getz with Cal Tjader – Stan Getz (Fantasy 1958)
스탄 겟츠는 쿨 재즈의 한 흐름이었던 보사노바 재즈의 대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는 Four Brothers의 한 명으로 웨스트 코스트 재즈 쪽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그 가운데 이 앨범은 비브라폰 연주자 칼 제이더와 함께 한 앨범으로 보사노바 이전 스탄 겟츠의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확인하게 해준다. 실제 바람을 편하게 가르는 듯한 스탄 겟츠의 색소폰과 밝은 칼 제이더의 비브라폰을 듣노라면 낙관적이고 편안한 웨스트 코스트의 정서를 느끼게 된다.
Surf Ride – Art Pepper (Savoy 1956)
색소폰 연주자 아트 페퍼는 비밥과 쿨을 오가며 활동한 연주자의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Meets The Rhythm Section>앨범이 보통 그의 대표작으로 거론되곤 한다. 그러나 1953년과 54년에 걸쳐 녹음된 두 세션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이야말로 웨스트 코스트의 정서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실제 러스 프리맨 잭 몬트로즈 등과 함께 한 이 앨범의 시원하고 청량한 사운드는 서핀을 즐기는 여인을 담은 표지 처럼 웨스트 코스트 해안을 생각하게 한다.
The West Coast Sound, Vol. 1 – Shelly Manne & His Man (Contemporary 1955)
드럼 연주자 셜리 맨은 밥과 쿨을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래도 스탄 켄튼 오케스트라를 떠나 리더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 초반에는 웨스트 코스트 재즈 쪽에서 활동했는데 그 가운데 이 앨범은 경쾌한 스윙감을 배경으로 흐르는 편안하고 산뜻한 분위기에서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전형을 담은 앨범이라 평가 받고 있다. 게다가 아트 페퍼, 지미 주프레, 쇼티 로저스, 버드 쉥크 등 당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했다는 것도 앨범을 주목하게 한다.
Zounds! – Lennie Niehaus Octet (Contemporary 1957)
레니 니하우스는 알토 색소폰 연주자이지만 그 전에 작곡, 편곡자로 유명하다. 실제 그는 1950년대에 스탄 켄튼 오케스트라의 편곡자로 활동하며 유명해졌다. 그리고 이후 여러 리더작을 통해 자신의 정교한 편곡 솜씨를 드러내곤 했다. 그 가운데 페퍼 아담스, 빌 퍼킨스, 잭 몬트로즈 같은 연주자들을 불러 8중주 편성으로 녹음한 이 앨범은 편곡을 통한 여러 악기의 섬세한 운영의 묘미를 들려준다. 편곡에 공을 들인 담백한 웨스트 코스트 재즈를 맛볼 수 있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