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코플랜드의 두 번째 뉴욕 트리오 녹음이다. 이 앨범을 들으며 나는 그의 피아니즘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과 또 그만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핵심적인 부분이야 알려진 대로 시를 쓰는 듯 맑고 투명한 서정미가 돋보이는 연주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부족한 부분은 뭐냐고? 그것은 바로 스윙감일 것이다. 재즈 피아노 연주자라면 의례 갖추어야 할. 그렇다고 과거 스윙시대의 스윙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적이어도 상관 없는, 나는 재즈 연주자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내적인 흔들림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앨범을 들으며 마크 코플랜드가 정적인 연주에 치중하면서 흔들리는 법을 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두 명의 대가들과 함께 하면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부분의 흔들림을 베이스와 드럼에게 맡기고 그는 차분하게 그림자처럼 행보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앨범에 비해 그의 연주가 소극적인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서정성을 추구하니까 그런 것이라고? 그렇게 이해하려 해도 과거 빌 에반스가 그 창백한 질감의 연주 속에서도 내적인 스윙을 유지했던 것을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Voices – Marc Copland with Gary Peacock, Paul Motian (Pirouet 2007)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