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바니 미라바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노 연주자 중의 한 명이다. 연주자 역시 한국을 좋아해 지금까지 수 차례 크고 작은 내한 공연을 가졌다. 어쩌면 이런 부지런함이 한국에서의 존재감을 높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여기에는 음악과 연주가 지닌 매력이 우선임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받는 피아노 연주자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으로 이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는 한국과의 인연이 다른 누구보다 남다른 연주자로 남게 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번 앨범이 한국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지난 2011년 11월 27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아람누리 홀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단순히 스탠더드 곡이나 지난 앨범의 인기 곡을 연주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기획을 바탕으로 한 공연이었다. 앨범 녹음까지 염두에 둔 공연.
이 공연에서 지오바니 미라바시는 지안루카 렌지(베이스), 루크밀 페레즈 헤레라(드럼)와 트리오를 이루고 로렌조 파글리에이가 지휘하는 비(Bee) 스트링 오케스트라-한국 연주자들로 구성된-와 협연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연주는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선명한 멜로디 감각과 이탈리아적인 낭만성에 스트링 오케스트라의 우아함이 어우러진 것이었다. 그렇다고 서정미만 강조하지는 않았다.‘A Song For Sabrina’처럼 트리오의 열정이 분출하는 연주도 있다. 여기에 서울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경험했던 낯섦, 고독과 낭만을 표현한‘Somewhere In Seoul’, 우리의 전통 곡 ‘아리랑’을 연주한 것도 이날의 공연이 오로지 2011년 11월의 한국을 위한 것이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날 공연을 직접 본 감상자들은 이번 앨범이 추억을 담은 앨범으로 더욱 더 애착이 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