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할라의 새로운 퀸텟 앨범이다. 지난 2005년도 앨범 <Northbound>와 같은 멤버로 녹음되었다. 지난 앨범에서 그녀는 ECM의 70,80년대를 회상하게 하는 작/편곡과 밴드 리딩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그녀의 남편 에드바르드 베살라의 유산이기도 했다. 이러한 특성을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더욱 진일보시킨다. 전체 구성을 보다 유기적으로 가져감으로써 사운드 자체의 유동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도 전보다 더 내적인 면을 추구함으로써 사운드의 비감 또한 더욱 커졌다. 그래서 나는 이 고요함 속에서 뜨거움이 분출하는 연주를 듣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슬퍼졌다. 고운 멜로디나 달콤한 느림이 아닌 절규, 외침으로 가득한 연주는 동시에 지나간 좋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유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앨범에서도 마티아스 에익과 트릭베 세임의 조화는 상당하다. 특히 마티아스 에익은 평소 자신보다 더욱더 뜨겁게 연주한다. 그리고 욘 크리스텐센의 존재감 또한 막강하다. 이로 할라의 피아노나 하프보다 실제 사운드의 구현에 있어서는 그의 드럼이 중심에 자리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올해 ECM이 예년에 비해 탄탄한 앨범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