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분명 피아노 연주자 페린 만수이의 리더 앨범이다. 하지만 이 앨범의 매력은 그녀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타악기와 기타(혹은 일렉트로닉스)가 어우러진 평범하지 않은 편성의 그룹 연주와 그 위를 흐르는 마리옹 랑팔의 시적인 보컬이 만들어 내는 극적인 사운드에 있다. 그리고 이 극적인 사운드는 델로니어스 몽크, 랄프 타우너, 찰리 채플린, 그리고 탕고 등을 연주했음에도 재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현재 재즈 자체가 유동성이 강하긴 하지만 초반의 Chinese Lullaby, Ananda, Xanadu 같은 곡은 (질감은 다르지만) 문학적 감수성을 음악으로 풀어냈던 샹송이나 70년대 서정적 아트 록을 연상시킨다. 그래도 재즈 애호가들이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이 좋아할 사운드이긴 하다. 아니 장르를 넘어 앨범에 흐르는 서정은 그 자체로 충분한 매력이 있다.
Vertigo Songs – Perrine Mansuy (Laborite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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