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ttensaga – Tingvall Trio (SKIP 2009)

t팅발 트리오는 스웨덴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마틴 팅발을 중심으로 쿠바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오마르 로드리게스 칼보, 독일 출신의 드럼 연주자 위르겐 스피겔로 구성된 트리오로 지난 200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트리오는 유럽, 특히 북유럽의 서정을 반영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그렇다고 쉽사리 서정적 멜로디에 기대지는 않았는데 여기엔 세 멤버의 다른 국적, 다른 활동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베이스의 본능적인 리듬감, 록의 추억을 간직한 드럼의 강렬한 에너지 등이 북유럽의 모범을 따르는 피아노의 부드러움과 동등하게 부각되면서 다면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실제 트리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앨범을 들었을 때 나는 서정적인 측면보다 역동적인 힘에 더 주목을 했었다. 그래서 E.S.T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에 비한다면 이번 세 번째 앨범은 보다 더 잘 정돈된 북유럽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준다. 마틴 팅발의 리더로서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고 할까? 여전히 곳곳에 라틴적인 긴장, 록적인 에너지가 드러나곤 하지만 이 모두 마틴 팅발의 북유럽식 서정 안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연주에 있어 이전 두 앨범보다 훨씬 더 유기적인 느낌을 준다. 끊임 없이 이야기를 생산하는 피아노, 그 이야기의 흐름에 볼륨감을 부여하는 베이스, 이에 공간적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드럼의 어울림은 유명한 여느 트리오 못지않은 호흡을 보인다. 또한 마틴 팅발이 보보 스텐손으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많은 부분에서 보보 스텐손-안데르스 요르민-욘 크리스텐센 트리오의 흔적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이 앨범은 첫 앨범부터 이어져온 북유럽 이야기를 새로이 확장하고 있다. ‘스카제락 해협’과 ‘북쪽’을 거쳐 이번 앨범에서는 ‘물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파도’, ‘상어’, ‘피노키오’(고래 뱃속에 갇혔던 부분을 생각해보라.), ‘유리병 편지’ 등 앨범 수록곡들 대부분은 물과 관련되어 있다. 이런 주제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트리오는 북유럽의 전통적(포크적인) 멜로디, 분위기를 사운드 곳곳에 넣어 앨범에 담긴 물의 전설이 북유럽의 것임을 밝힌다.

이번 앨범까지 트리오는 8년의 기간 동안 석장의 앨범만을 발표했다. 다소 과작(寡作)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그렇기에 실력만큼 지명도를 얻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국내에도 이들의 앨범이 모두 소개되기는 했지만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세 번째 앨범만큼은 유럽의 피아노 트리오를 좋아하는 감상자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실망은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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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발 트리오는 스웨덴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마틴 팅발을 중심으로 쿠바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오마르 로드리게스 칼보, 독일 출신의 드럼 연주자 위르겐 스피겔로 구성된 트리오로 지난 2003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트리오는 유럽, 특히 북유럽의 서정을 반영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그렇다고 쉽사리 서정적 멜로디에 기대지는 않았는데 여기엔...Vattensaga - Tingvall Trio (SKIP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