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기타 연주자 크리스터 욘슨이 이끄는 그룹 디럭스는 E.S.T 출신의 베이스 연주자 단 베르글룬트, 첼로 연주자 스반테 헨리손, 그리고 드럼 연주자 페터 다네모로 구성된 쿼텟이다. 조금은 색다른 편성인데 음악은 평범하지는 않지만 새롭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리더의 기타에서 빌 프리셀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몽환적인 톤이 그렇다. 여기에 목가적인 정서는 미국적인 것을 찾아 먼지 풀풀 나는 공간을 부유했던 빌 프리셀을 많이 닮았다. 첫 곡 ‘WooHoo’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스반테 헨리손의 첼로도 이러한 전원적 정서를 강조한다. 케틸 뵤른스타드와의 듀오 연주에서 클래식적인 서정을 드러냈던 이 첼로 연주자는 리더의 여행에 동참해 유럽이 아닌 미국 서부의 한 곳으로 감상자를 이끈다. 한편 디스토션을 더욱 강렬하게 넣어 질주하는 ‘Liggia’, ‘Truckload Wisdom’같은 곡에서는 지미 헨드릭스나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를 그리게 한다.
이러한 선배들의 영향은 꽤 괜찮은 앙상블과 정서적 매력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아쉽게 바라보게 만든다. 물론 기타 연주자는 언급한 선배들의 음악과 연주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영향이 자연스레 드러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언급한 연주자의 영향이 너무 강한 나머지 복제처럼 보일 위험이 있음을 생각했어야 했다. 적어도 화물 트럭을 타고 먼지만 뒤따르는 광활한 서부를 가로지르는 풍경 그리기는 선택하지 않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