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브는 영국의 아트 록 그룹 헨리 코우 출신이다. 그는 솔로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펼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프랑스의 피아노 연주자 소피아 도망시쉬와 첼로 연주자 뱅상 쿠르투와와 재즈트리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일상의 긴장을 담아낸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공간에 힘 없이 앉아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표지를 한 이 앨범은 말 그대로 비어 있음에 대한 노래들로 가득하다. 허무를 느끼게 하는 존 그리브의 보컬에 피아노와 첼로가 현대적 긴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다수 그 느낌이 우울하지만 그래도 좋다. 특히 오늘 같은 날엔. ‘행복한 고통’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다. 연극적인 느낌, 그래서 단조로운 일상이 생경한 긴장으로 다가오는 느낌.
사실 이 앨범을 재즈로 놓기에는 좀 곤란한 면이 있다. 이 다음에 발매된 <Chansons>이라는 앨범을 들을 때도 그랬는데 그럼에도 이 앨범을 재즈로 분류해 놓는 것은 소피아 도망시시와 뱅상 쿠르투와의 존재감 그리고 편의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