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에릭 레니니의 앨범이다. 앨범에서 그는 60년대 블루 노트의 타이포그라피가 연상되는 표지처럼 펑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게다가 피아노와 함께 펜더 로즈를 적극 사용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타이틀(곡)과 펜더 로즈의 사용은 뉴 올리언즈의 전설적 펑크 밴드 ‘The Meters’의 ‘Struttin”에서 힌트를 얻었다 한다. 그만큼 펑크를 좋아한다는 뜻. 하지만 펜더 로즈를 사용했어도 그의 연주는 호레이스 실버 등의 재즈 선배들을 따른다. 그런데 발라드 연주를 보면 그가 빌 에반스-키스 자렛의 영향 또한 받았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의도적이다 싶을 정도로 현재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듯한 라인에서 탈피하여 다른 전통에 기대려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적인 면은 앨범의 균질성을 해친다. 개별 곡들이 에릭 레니니와 그 트리오의 멋을 느끼게 해주지만 앨범을 관통하는 무엇을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보다 더 과감하게 하나의 노선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Trippin’ – Eric Legnini Trio (Discograph 2009)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