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o Live – Pat Metheny Trio (Warner 2000)

1975년 ECM을 통해서 발표한 팻 메스니의 데뷔 앨범 <Bright Size Life>는 자코 파스토리우스, 밥 모제스로 구성된 트리오 앨범이었다. 이 앨범 이후 지금까지 팻 메스니는 찰리 헤이든, 빌리 히긴스와 <Rejoicing>(ECM 1984)을, 데이브 홀랜드, 로이 헤인즈와 <Question & Answer>(Geffen 1989)를, 그리고 올해 래리 그르나디에, 빌 스튜어트와 발표한 <Trio 99-00>까지 총 4장의 트리오 앨범을 발표했다. 정기적이지 는 않았지만 메스니에게 있어 트리오 앨범은 일종의 휴식, 분위기 전환, 향수의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그의 활동은 그룹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4번째 트리오는 메스니에 의하면 처음의 트리오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고 한다. 두 번째 트리오는 찰리 헤이든에 의해, 그리고 세 번째 앨범은 로이 헤인즈에 의해 자신의 의도를 백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 트리오에 와서야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표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이 네 번째 트리오가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트리오로서 라이브 앨범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팻 메스니가 이번 트리오에 애착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록된 곡들을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면 이번 앨범은 일종의 팻 메스니 트리오의 정리에 해당한다. 두 장 중 첫 번째 CD가 첫 트리오 앨범의 타이틀 곡인 ‘Bright Size Life’로 시작하고 두 번째 CD가 이번에 새로이 작곡한 ‘Counting Texas’로 끝이 나도록 배열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앨범은 절반의 성공을 보여준다. 연주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실망시키지 않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James’, ‘Bat’, ‘Bright Size Life’ 등의 연주를 듣노라면 별다른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익숙한 테마와 스타일이 반가울 뿐이다. 어떤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것도 없고 실망시키는 것도 없는, 팻 메스니로서는 그저 평범한 연주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Question & Answer’ 한 곡만으로도 이 앨범은 감동의 기대에 부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약 20여분 동안 세 연주자가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메스니는 빌 스튜어트의 드럼 현란한 솔로를 기점으로 기타와 기타 신디사이저를 번갈아 연주를 한다. 이 곡 외에 이번 앨범에서 새로이 발표되는 곡 ‘Night Turns Into Day’가 잔잔하게 다가온다. 그의 음악적 화두인 여정이 정갈하게 표현되었다. 한편 또 하나의 긴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Faith Healer’에서의 ‘Zero Tolerance For Silence’를 생각하게 하는 초반과 후반의 기타 신디사이저를 중심으로 서정적으로 펼쳐지는 대비 또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외에 또다른 신 곡 ‘Counting Texas’, ‘Unity Village’등의 곡이 앨범을 살리고 있다.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99년과 2000년 동안 유럽, 일본, 미국에서 행했던 라이브를 모은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메스니의 오랜 동료 스티브 로드비가 편집까지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운드의 질을 볼 때 아쉬움을 준다. 관객들도 그다지 많지 않은 카페 라이브를 듣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관객의 박수로 각 곡들을 연결했지만 공연 장소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사실 메스니는 기타 실력이 뛰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그를 스타일리스트로 인정받게 하는 데에는 그의 기타 톤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앨범에서는 그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너무나 평면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라이브였기에 그렇다고 이해하기에는 좀 아쉽다.

멋진 앨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두 장을 한 장으로 줄여서 발표를 했다면 훨씬 더 내실 있는 앨범이 되지 않았을까?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의 트리오 활동을 두 장의 음반에 담는다는 것은 무리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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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ECM을 통해서 발표한 팻 메스니의 데뷔 앨범 <Bright Size Life>는 자코 파스토리우스, 밥 모제스로 구성된 트리오 앨범이었다. 이 앨범 이후 지금까지 팻 메스니는 찰리 헤이든, 빌리 히긴스와 <Rejoicing>(ECM 1984)을, 데이브 홀랜드, 로이 헤인즈와 <Question & Answer>(Geffen 1989)를, 그리고 올해 래리 그르나디에, 빌 스튜어트와...Trio Live - Pat Metheny Trio (Warner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