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션 및 그룹 활동을 통해 실력을 쌓아온 드럼 연주자 한웅원의 첫 번째 리더 앨범이다. 보통 드럼 연주자들의 앨범은 악기로 표현하지 못했던 멜로디 감각을 작곡으로 드러내거나 평소 사운드의 제일 아래에서 균형을 지탱하는 것이 지겨웠다는 듯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는데 집중하는 것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웅원은 이번 첫 번째 앨범에서 다소 추상적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음악적 내면과 연주자적인 기질을 모두 드러내려 한다. 사운드의 기저에 머무르지 않고 부단한 팔 놀림으로 리듬 외에 역동성을 사운드에 불어넣으면서도 작곡 당시 의도했던 지향점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드럼을 중심으로 오은혜의 건반과 서영도의 일렉트릭 베이스가 함께 한 트리오의 연주는 민주적인 관계에서 자신의 연주에 충실하면서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다. 예로 타이틀 곡이나 ‘Prayer’같은 곡을 보면 각각 자신의 음악적 내면 탐구와 절대자와의 소통을 표현하려 한 목적이 느껴지면서도 그로 인해 개별 연주자들의 존재감이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이것은 박주원의 기타나 신현필의 색소폰이 가세한 네 곡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연주 자체와 사운드의 정서적 측면이 긴장관계 속에 공존하고 있기에 앨범은 적당한 낯섦의 효과를 생산하여 시간을 두고 조금씩 앨범의 매력을 알아갈 것을 요구한다.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들을수록 앨범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된다고 할까?
Traveling To Myself – 한웅원 (YDS Music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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