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Stamping – 오재철 (Jaeoh Music 2014)

ojc현대 재즈에서 빅 밴드는 단순히 사운드의 볼륨을 크게하기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보다 다채롭고 새로운 질감, 색채감을 만들어 내는 여러 선택 중 하나로 활용된다. 트럼펫 연주자 오재철의 이 앨범도 이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공부하며 얻은 결과를 담아 낸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을 포함해 17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빅 밴드 편성을 사용했다. 하지만 육중한 몸집을 날렵히 움직이는 고전적인 빅 밴드와는 다른 음악을 보여준다. 브라스 섹션이 하나의 레이어를 형성하여 서로 겹치며 시원한 볼륨감을 이끌어내는 대신 이를 수평적으로 풀어헤치고 그 사이에 느슨해진 부분에 솔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형식의 전개로 폭 넓은 공간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미 빅 밴드 편성으로 연주되기도 했던) 목적지를 향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는 팻 메시니적인 방식이라 할까? 합주 사이로 솔로가 이어지는 ‘Remembered Hardly’ 같은 곡이 특히 그렇다.

솔로를 강조한 나머지 경우에 따라서는 빅 밴드가 아닌 소규모 콤보 밴드의 느낌을 줄 때도 있다. 주는 부분이 등장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17명이 동시에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보다 세밀한 어울림이 더 중요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자신의 밴드를 빅 밴드가 아닌 ‘Large Ensemble’이라 부른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빅 밴드라는 편성 자체보다 자신의 음악적 상상력에 맞게 대 편성을 선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한 것이 나는 마음에 든다. 작,편곡 능력과 밴드의 리딩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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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재즈에서 빅 밴드는 단순히 사운드의 볼륨을 크게하기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보다 다채롭고 새로운 질감, 색채감을 만들어 내는 여러 선택 중 하나로 활용된다. 트럼펫 연주자 오재철의 이 앨범도 이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공부하며 얻은 결과를 담아 낸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을 포함해 17명의 연주자로...Time Stamping - 오재철 (Jaeoh Musi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