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라는 이유로 국내 애호가들에게 더욱 친근한 프리실라 안은 그동안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일상의 소소한 감정들을 소박하게 담아낸 음악을 들려줘왔다. 물론 그 음악들은 많은 감상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했는지 이번 세 번째 앨범에서 그녀는 몽환적인 일렉트로 사운드를 도입했다. 첫 곡 ‘Diana’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녀의 이러한 변화는 분명 신선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전처럼 편안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녀와 어울린다는 느낌이 덜하다고 할까? 물론 사운드의 색다른 질감과 상관 없이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포근하다. 따라서 기존 그녀의 음악을 좋아했던 감상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다소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실제 앨범에서 빛나는 곡들은 ‘Remember How I Broke Your Heart’같은, 기존 어쿠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노래한 순수한 느낌의 곡들이다. 다행히 앨범에는 그런 곡들이 다수 있고 정서적 매력 또한 어느 때보다 강하기에 낯섦을 극복하게 해준다.
This Is Where We Are – Priscilla Ahn (Universal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