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는 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다. 앞과 뒤를 잘 보면서 현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참 힘들다. 여성 보컬 해일리 로렌은 그런 면에서 보면 재즈의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현재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노래는 전통적인 재즈 보컬 스타일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은 듯 그녀만의 개성을 담아 노래한다. 그래서 백인 특유의 미성이 주는 매력에 재즈 전통적인 블루스적 감성이 함께 들린다. 그렇기에 ‘Autumn Leaves’, ‘Summertime’, ‘As Time Goes By’ 등의 스탠더드 곡들이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반면 록 그룹 프로콜 하럼의 ‘A Whiter Shade Of Pale’, 피트 시거의 ‘My Rainbow Race’ 등의 팝, 록 곡을 노래할 때에는 재즈 외적인 요소를 무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재즈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데 집중한다. 한편 피아노 연주자 맷 트레더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앨범 제작부터 밴드의 지휘를 담당했는데 트리오나 쿼텟 편성으로 연주함에 있어 여백을 그대로 드러내고 멜로디를 강조된 편곡으로 해일리 로렌의 가장 큰 매력인 자연스러움을 부각시키고 있다. 앨범 전체에 흐르는 맑은 정서는 이 사운드의 힘이 크다.
They Oughta Write A Song – Halie Loren (White Moo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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