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력 있는 여성 색소폰 연주자들이 연이어 주목 받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티네케 포스트마도 그 중 한 명이다. 1978년생의 그녀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각종 재즈관련 상을 수상하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테리 린 캐링턴, 에스페란자 스폴딩, 브래드 멜다우, 마크 반 룬 등과 함께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앨범은 그녀의 네 번째 앨범으로 제리 알렌(피아노), 스캇 콜리(베이스), 테리 린 캐링턴(드럼)이 함께한 쿼텟 편성으로 녹음되었다. (만약 에스페란자 스폴딩이 베이스로 참여했다면 완벽한 여성 쿼텟이 되었을 것이다.)
보통 여성 색소폰 연주자를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거론되는 것이 세기의 문제이다. 아무래도 남성보다 신체적 능력이 달린다는 것. 그러나 소프라노와 테너를 오가는 티네케 포스트마의 연주는 그러한 차이를 넘어선 연주를 들려준다. 명확한 톤 처리와 부드럽고 섬세한 프레이징으로 여성성을 하나의 장점으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그녀의 연주에서 웨인 쇼터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녀의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케논볼 아들레이를 의식했음이 분명한 ‘Cabbonal’같은 곡이 있는 것이 흥미롭다. 그 외에 오넷 콜맨의 사운드를 차용한 듯한 ‘Crazy Stuff’, 빌라 로보스의 곡을 연주한 ‘Adagio 13’같은 곡들이 여성 색소폰 연주자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다른 세 연주자들의 완벽한 조력도 앨범에 주목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