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으면 그냥 그런데 함께 하면 서로 빛을 발하는 조합이 있다. 그 가운데 베니 골슨과 커티스 풀러의 관계가 그렇지 않나 싶다. 뭐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은 어떠냐 싶을지 모르지만 그 둘은 혼자서도 잘 하지 않았던가? 또한 J.J. 존슨과 카이 윈딩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둘은 카이 윈딩이 살짝 혼자서는 덜 잘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베니 골슨과 커티스 풀러도 혼자서도 잘 한다. 그러나 음악적 결과물을 두고 말한다면 분명 함께 했을 때가 훨씬 더 좋았다.
이 앨범을 들어봐도 그렇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의 차가움과 따스함의 대비라던가 J.J 존슨과 카이 윈딩의 신선한 하나됨처럼 확실한 이미지 없이 서로 편하게 함께 같은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의 만남이 이 앨범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이 앨범은 두 연주자의 만남 그리고 그 시너지 효과의 첫 확인을 담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베니 골슨의 다른 면’이라는 타이틀에서 뭔가 색다른 것을 기대할 수 있는데-나 역시 그랬으니까-이 앨범은 베니 골슨의 세 번째 앨범이다. 그러니까 초창기 앨범이라는 뜻, 다시 말해 다른 면을 보여주기엔 이른 때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다른 면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솔로 연주자로서의 면모가 아니었나 싶다. 작곡가로, 평범한 세션 연주자로 알려진 그가 자신을 보다 더 적극 드러낸 것이 다른 면이었던 것이다. 그게 좀 불안했던지 커티스 풀러를 기용했던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