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 지향적인, 재즈의 시간을 한 단계 나아가게 하는 재즈를 좋아한다. 그래서 과거의 색채가 강한 재즈는 존중하지만 좋게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과거 지향적인 연주가 과거의 재현에만 집착할 때에 해당한다. 자신의 의지, 개성이 잘 배어나는 전통적인 연주는 기반을 투텁게 해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지난 달 소개했던 박갑윤 쿼텟의 연주도 그랬지만 기타 연주자 박용규 쿼텟의 이번 앨범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게 된다. 롭 반 바벨, 한충완 등 건반 연주자 네 명과 곡에 따라 함께 한 이번 앨범에서 그는 과거의 흉내가 아니라 과거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처음에는 지난 재즈를 생각하게 하지만 결국엔 현재의 박용규라는 기타 연주자에 집중하게 한다. 따라서‘옛 것이 좋은 것’이라는 앨범의 타이틀은 과거지향(過去指向)이 아니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지닌다.
The Old Is New – 박용규 쿼텟 (Bic Music 2012)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