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존 이라바곤은 지난 2008년 몽크 컴페티션의 우승자다. 이 앨범은 우승 후 처음 녹음한 앨범으로 그의 세 번째 앨범이 된다. 지금까지 몽크 컴페티션에서 우승한 색소폰 연주자들 대부분은 재즈의 중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곤 했다. 존 이바라곤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전 그의 두 장의 앨범이 어땠을지 모르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존 이바라곤의 음악적 성향은 현재에 발을 디디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살짝 뒤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케니 베이런(피아노) 러퍼스 라이드(베이스) 빅터 루이스(드럼)과 쿼텟을 이룬 것부터 이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실력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 과거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그것이 진부하단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잘 마무리된 매끈한 사운드 안에 신선함을 담을 수 있는 대로 담았다. 사실 여기에는 그의 색소폰보다는 베테랑 연주자들이 의외로 앞을 바라본 연주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50, 60년대 밥에 더 가까운 사운드이긴 하지만 분명 2010년에 어울리는 정서 또한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앨범 표지를 보며 나는 저 미로 같은 과거의 벽들 가운데 존 이바라곤이 자신의 길을 찾으려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피아노 연주자 엘모 호프가 남긴 ‘Barfly’를 연주하면서 고인의 아내 베르타 호프와 듀오로 연주를 하고 있어 이채롭다. 그리고 트럼펫 연주자 니콜라스 페이튼도 게스트로 몇 곡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