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주자와 보컬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매력과 그 반대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완벽한 연주자나 보컬은 만나기 어렵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뒤로하고 매력을 더욱 잘 드러내는 것이다. 첫 앨범을 발표한 보컬 김형미는 무엇이 매력일까? 보스톤과 뉴욕에서 재즈를 공부한 그녀는 담백함이 매력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산뜻하고 귀여운 분위기의 곡에서 더욱더 매력적이다. ‘Waters Of March’나 ‘Lullaby Of Birdland’ 같은 곡이 대표적. 가냘픈 미성으로 부드럽게 노래하는 것이 편안한 동네 친구의 속삭임처럼 친근하다. 타이틀 곡 ‘The Nearness Of You’, ‘My Romance’같은 곡에서처럼 여유롭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노래하는 것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같은 곡에서의 스캣 또한 감각적이다.
내 생각엔 그녀가 앞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이처럼 담백한 노래를 계속한다면 대중적 호응은 물론 음악적으로도 독자적인 개성을 지닌 보컬로 자리잡게 되리라 본다. 그녀 또한 자신이 어떨 때 더 매력적인지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라틴 음악이건 스탠더드 재즈곡이건 아니면 팝-스티비 원더-이건 또 창작곡이건 수수하고 순수한 맛을 잘 살려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엔 보컬을 효과적으로 감싸는 브라질, 일본, 한국 연주자로 구성된 밴드의 연주의 지원을 무시할 수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