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라폰 연주자 바비 허처슨은 대부분 진보적인 긴장이 느껴지는 앨범을 주로 녹음했다. 세션도 마찬가지다. 그런 중에도 예외가 있다면 이 앨범이 아닐까 싶다. 이 앨범에서 그의 연주, 전체 사운드는 평소보다 상당히 느슨한 면을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이 앨범을 녹음하기 한달 전인 1963년 11월 그랜트 그린의 <Idle Moments>를 녹음한 영향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실제 이 앨범에 참여한 멤버들은 그랜트 그린의 앨범 세션과 동일하다. 그런데 평소와 좀 다르면 바로 앨범으로 발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 앨범은 1999년에서야 발매되었다. 알프레드 라이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당시 바비 허처슨의 긴장을 풀지 않고 싶었던 것일까? 그 이전에 나는 이 앨범에서 바비 허처슨의 존재감을 그 이유로 언급하고 싶다. 즉, 리더이면서도 <Idle Moments>때와 비슷한 존재감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 앨범을 들으면 듀크 피어슨의 피아노 조 헨더슨의 색소폰이 더 많이 부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앨범 발매를 늦추게 했다고 나는 본다. 그래도 ‘Mirror’같은 곡은 비브라폰의 질감을 가장 잘 살린 곡이라 생각한다. B급 탐정 영화에 어울릴 법한 긴장과 나른함이 결합된 비브라폰 사운드가 내겐 무척이나 아름답게 들린다.
The Kicker – Bobby Hutcherson (Blue Note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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