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맨 호킨스는 1935년 파리를 처음 방문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루이 암스트롱에 버금가는 환대를 받았다. 그래서 이후 지속적으로 파리를 방문했고 체류하기도 했다. 이 앨범은 그가 파리와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되는 해에 녹음되었다. 자신을 이름을 따라 매로 설정하고 파리를 아름다운 여인으로 설정한 듯한 표지-실제 단에 성을 할당하는 프랑스어에서 파리는 여성에 해당한다-처럼 앨범은 여성적인 파리의 풍경과 이를 발견한 호방한 색소폰 연주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마니 알반 오케스트라의 부드러운 사운드와 콜맨 호킨스의 풍성한 비브라토가 돋보이는 색소폰의 낭만적 조화가 이를 반영한다. 게다가 파리와 관련된 스탠더드 곡들과 샹송이 연주되고 있기에 파리의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그런데 그리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콜맨 호킨스를 주인공으로 두다 보니 오케스트라사운드가 뒤로 너무 물러서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치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의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파리의 여성적 정취-특히 안개에 덮인 흐린 날의 정취를 느끼기엔 더할 나위 없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The Hawk In Paris – Coleman Hawkins/ Manny Alban & His Orchestra (RCA 1956)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