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유럽에서는 확실히 에스뵤른 스벤슨 스타일이 유행인 것 같다. 특히 그가 세상을 떠난 2008년 더 그런 것 같다. 20년 이상 활동해온 스웨덴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자콥 칼존의 이번 앨범도 그렇다. 이 앨범에서 그는 재즈, 클래식, 록을 재료로 하여 세상을 먼저 떠난 동료의 영향을 받은 듯한 음악을 들려준다. 록에 가까운 직선적 질주를 보이는 베이스와 드럼에 밀착되어 우주적인 공간감을 연출하는 타이틀 곡이 그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이를 아류로 보아야 할까? 아니다. 그는 에스뵤른 스벤슨 스타일의 유행을 따르는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더해 이를 확장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오히려 대비효과 속에 빛나는 그의 클래식적 감성이 그렇다. 그러므로 빌 에반스의 영향을 받은 개성 있는 연주자를 대하듯 이 앨범 속의 자콥 칼존 또한 에스뵤른 스벤슨을 방법론적 차원에서 수용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듯싶다.
The Big Picture – Jacob Karlzon (Stun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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