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적인 특성에 따른 나의 취향, 음악적인 평가를 생각하기 전에 곧바로 가슴으로 들어오는 음악을 만날 때가 있다. 캐나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그레고리 호스킨스의 음악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르적으로 그의 음악은 포크 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크게 보았을 때 가능한 분류일 뿐인데다가 또한 장르적인 특성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그레고리 호스킨스의 음악은 장르적 특성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서, 호스킨스만의 창법 등 개인적인 측면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배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기에 재즈, 록, 클래식 등의 애호가들에게도 다가가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장르적 판단중지를 요구하는 음악이랄까? 이것은 앨범의 첫 곡 ‘Beautiful Parade’를 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유럽의 노마드적인 정서에 약간은 퇴폐적인 우울이 어우러진 듯한 이 곡은 단번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것도 지난 시대에 대한 아련함을 지닌 흑백 영화에 대한 상상을. 이것은 어쩌면 그의 음악에 대한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싶기도 한 제목의‘Bittersweet’이나 ‘Never A Stranger Kiss’, The Man I Am’같은 곡을 통해 반복된다. 이토록 매력적인 음악을 들려주지만 정작 그레고리 호스킨스는 그의 은둔자적 성격 때문인지 캐나다를 벗어나는 지명도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그의 음악을 인정하는 두 번째 국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