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제이슨 모란은 아직도 풋풋한 느낌의 신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느덧 그가 리더로 활동한지도 10년이 넘었다. 이번 앨범 타이틀이 이를 말한다. 이 앨범에서 그는 자신의 리더 활동 10년은 물론 타루스 마틴(베이스), 내쉿 웨이츠(드럼) 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의 10년을 정리한다. ‘Gangsterism Over 10 Years’가 그 대표적일 듯.
그런데 이전 그의 앨범들 다수는 하나의 명확한 음악적인 아이디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를 중심으로 물론 전체 곡들이 수렴되었던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 앨범은 어쩌면 가장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이번 앨범에 감동한다. 다시 말하지만 그의 10년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록 곡들은 텔로니어스 몽크, 앤드류 힐, 재키 바이아드, 아마드 자말, 그리고 인상주의 클래식에 그의 음악이 기원을 두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그가 이 과거를 기반으로 다시 재즈, 재즈 피아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그의 연주는 진보적이면서도 뒤로 블루스의 깊은 전통과 유럽 클래식의 우아함 등이 함께 느껴진다.
사실 미국 연주자들의 어려움은 뿌리 깊은 재즈의 전통을 무시하고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시하지 않으면 독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제이슨 모란은 미국 재즈의 전통을 단순히 무게로 느끼지 않는다. 그는 전통이 굴레가 되는 것은 그 전통을 너무 넓게 혹은 일반화하여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그는 지난 재즈사에서 아직 신선한 부분을 찾아 그것에서 자신의 방법론을 개척할 수 있음을 즉, 재즈사는 새로운 재즈의 동인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다. 나는 이 앨범을 통해 드디어 제이슨 모란이 지닌 대담한 능력을 실감했다. 그동안 그는 내게 저평가되어왔다. 그러나 그는 현 재즈 피아노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요 인물의 하나로 평가되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