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피아노 연주자 고강실의 첫 번째 앨범이다. 상당수의 감상자들은 느린 템포의 연주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보다 여유로이 곡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리라. 나도 마찬가지. 하지만 무작정 발라드의 형태를 띄고 달콤함만을 들려주는 앨범은 그 맛의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탕이 과한 커피의 뒷맛을 생각하자. 그런데 고강실의 첫 앨범은 그렇지 않다. 미디엄 템포 이하의 속도에 곡마다 서정성이 묻어나면서도 그것이 재즈만의 긴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편안한 동시에 진지한 감상을 유도해 좋다. 여기에 곡마다 작곡 단계에서부터 고려했을 법한 편성의 변화-보컬(서니 김), 색소폰(켄지 오매), 기타(조신일) 등을 적절히 배치한-를 준 것, 그럼에도 앨범 전체의 일관성을 유지한 것은 그녀가 견고한 음악적 중심을 지녔음을 생각하게 한다.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윽함은 오래 남는 앨범이다.
Take Me Home – 고강실 트리오 (Huks Music 2013)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