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팅의 베스트 곡들을 모았다 싶은 레퍼토리부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그리고 폴리스 시절의 명반 <Synchronicity>를 변용한 듯한 앨범 타이틀까지 앨범의 외양을 보면 스팅의 음악을 주제로 한 기획 앨범 정도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앨범은 스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그의 정규 앨범이다. 그의 주도 하에 폴리스 시절의 히트곡 ‘Roxanne’부터‘Englishman In New York’, ‘When We Dance’ 등 그를 대표하는 곡들이 로얄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 런던 플레이어스, 뉴욕 챔버 콘소트와의 협연으로 새로이 노래되었다. 그런데 교향악적인 해석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사운드를 부풀리지는 않았다. 규모의 차이보다는 질감의 변화에 더 많이 공을 들인 모습이다. 그 결과 원래 활력 넘쳤던 ‘Roxanne’가 발라드로 노래된 것이 흥미로울 뿐-흥미롭게 조지 마이클의 해석을 많이 참조했다는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곡들이 록의 클래식화 같은 거창한 주제보다는 새로운 시도의 차원에서 소박하게 변주되었다. 그렇다면 왜 스팅은 이런 시도를 했을까? 정규 앨범이라면 새로운 곡들로 같은 녹음을 할 수 없었을까? 나는 이 앨범이 그의 현재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록 보컬에서 출발한 그가 어느덧 장르를 가로지르며 폭 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보컬이 된 그의 모습을 말이다. 그것을 새롭게 바뀐 그의 지난 노래들로 말하는 것이다.
Symphonicities – Sting (Deutsche Grammopho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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