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pt Away – Marc Johnson & Eliane Elias (E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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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연주자 마크 존슨과 그의 아내이기도 한 피아노 연주자 엘리아니 엘리아스의 공동 리더 앨범이다. 최근 이 두 사람은 함께 여러 장의 앨범을 녹음해 오고 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이 아마 지난 2005년에 마크 존슨의 이름으로 역시 ECM에서 발매된 <Shades Of Jade>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지난 2008년에는 블루 노트에서 엘리아니 엘리아스의 이름으로 빌 에반스를 주제로 한 <Something For You>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시 조이 베이런이 드럼을 연주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이전 2005년과 2008년도 앨범의 종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2005년도 앨범이 마크 존슨의 성향이 더욱 드러나는 것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렇지 않다. 작곡은 물론 연주의 측면에서도 피아노 연주자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 단지 피아노가 삼각형의 꼭지점에 위치하기 때문만은 아니란 이야기. 하지만 역설적으로 엘리아니 엘리아스의 이름으로 발매되었던 2008년의 앨범에 비하면 베이스 연주자의 존재감, 역할이 훨씬 중요하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이름을 함께 내세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앨범은 무척 서정적이다. 하지만 그 서정성에 감상자를 가두지는 않는다. ‘One Thousand and One Nights’이나 ‘When The Sun Comes Up’처럼 신비한 긴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리고 서정적인 부분에서도 트리오의 인터플레이로 세 연주자가 위치한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여기에 간간히 등장하는 조 로바노는 힘을 뺀 듯 유려하게 흐르는 연주로 사운드의 양감을 높인다. (어떤 면에서는 리 코니츠를 연상시킨다.)

부부가 빌 에반스에 매료되었던 사람들인 만큼 트리오를 기반으로 한-색소폰 연주자 조 로바노가 필요할 때마다 기막힌 개입을 하고 있지만- 이 앨범은 감상에서 (심리적으로) 빌 에반스 트리오를 생각하게 한다. 이런 식으로 빌 에반스 트리오의 서정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누구는 아직도 빌 에반스의 그림자인가 할 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지속이 아니라 확장의 차원에서 빌 에반스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앨범은 부부의 개성이 담긴 것이다. 빌 에반스가 남긴 유산의 지속은 지난 2008년도 앨범에서 이미 보여주지 않았던가?

한편 이 앨범을 들으며 확실히 레이블이 중요함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2008년도 앨범에 비해 트리오의 공간적 배분, 사운드의 명도-특히 조이 베이런의 심볼의 명징함은 그 자체로 짜릿하다-가 트리오의 음악을 훨씬 더 아름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앨범이 자작곡 중심이라는 것도 한 몫 한다. 편곡 또한 기존 ECM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이 부분은 그 자체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다. 유사한 반복이 아니냐 하는 비판 말이다. 하지만 이 앨범의 경우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다. 엘리아니 엘리아스의 입장에서 과연 이런 식의 서정, 이런 식의 공간적인 연주를 다른 기회에 들을 수 있겠는가 생각해보라. 아무튼 이 트리오(혹은 조 로바노가 가세한 쿼텟)가 가끔 앨범을 녹음하는 프로젝트적인 성격이 아닌 정규 밴드라는 느낌을 이번 앨범에서 처음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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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연주자 마크 존슨과 그의 아내이기도 한 피아노 연주자 엘리아니 엘리아스의 공동 리더 앨범이다. 최근 이 두 사람은 함께 여러 장의 앨범을 녹음해 오고 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이 아마 지난 2005년에 마크 존슨의 이름으로 역시 ECM에서 발매된 <Shades Of Jade>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지난...Swept Away - Marc Johnson & Eliane Elias (ECM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