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첫 앨범 <The Swimmer>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피아노 연주자 이선지의 두 번째 앨범이다. 첫 앨범에 이어 바다를 표지로 장식한 이 앨범에서 이선지는 자신의 내면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런데 그녀가 들려주는 내면의 정서는 아쉬움과 가슴 허함으로 가득하다. 앨범 타이틀처럼 여름의 끝자락 같은 정서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앨범은 느슨한 발라드를 지향하지 않는다. 적절한 템포와 에너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정을 표현하는데 그 채도를 살짝 낮춘 듯한 사운드가 브래드 멜다우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멜로디를 지속하고 긴장을 이완으로 이끌어가는 이선지의 피아노는 그녀만의 독자적인 매력이 있다. 개인의 내면을 연주로 표현하는 것에서는 한국 연주자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한편 최정욱의 첼로를 편성에 포함시킨 것은 음악적으로 뛰어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덕분에 사운드의 비감(悲感)이 깊어졌으니 말이다.
Summer Ends – 이선지 (Rubato 2010)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