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 윈스턴은 영국 출신으로 시적인 감성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유럽식 재즈 보컬의 원형을 개척한 인물의 하나이다. 실제 그녀의 노래는 시를 낭송하는 듯한 문학적인 면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의 활동을 살펴보면 솔로 활동도 뛰어났지만 그룹 활동에서 더 많은 매력을 발산하는 듯하다. 그녀의 앨범 가운데 존 테일러(피아노), 케니 휠러(트럼펫)와 함께 Azimuth로 활동했을 때의 앨범이 더 많이 기억되는 것이 이를 말한다. 2008년 오랜만에 ECM에서 선보인 앨범 <Distances>도 그녀의 솔로 앨범인 동시에 클라우스 게싱(색소폰, 클라리넷), 글라우코 베니에르(피아노)와의 트리오 앨범의 성격을 띄었다. 게다가 이 트리오는 이미 10년 이상을 함께 해온 사이였다.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앨범 <Stories Yet To Tell>또한 영국-독일-이탈리아 트리오의 편성으로 녹음되었다. 그런데 이전 앨범보다 노마 윈스톤의 개인적인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흥미롭다. 보다 명확하게 멜로디를 강조하면서 생긴 결과이다. 그래도 앨범 후반부로 갈수록 보컬이 다른 두 악기에 녹아 들면서 예의 트리오 사운드가 부각되었다. 한편 13세기 음유시인의 노래부터 16세기 포크곡, 마리아 슈나이더, 웨인 쇼터 등의 연주자 중심의 곡, 브라질, 멕시코, 아르메니아 작곡가의 곡 등 시대와 공간, 스타일을 가로지르는 선곡도 흥미를 자극한다. 이 모든 곡들이 결국 트리오의 스타일-가사의 시성을 강조하면서 공간적 여백, 여운을 살리는-로 ‘해석’되었음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