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스테판 스피라와 피아노 연주자 죠바니 미라바시의 듀오 앨범이다. 스테판 스피라의 첫 앨범을 나름 인상 깊게 들었고 미라바시가 함께 한다고 해서 나름 기대 속에 앨범을 들었다. 그런데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대 이상을 넘어서지는 않는 듯하다. 듀오 연주인 이상 여백이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데 그것이 일종의 부재로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오히려 사운드에 공간적 깊이를 더 주었다면 이런 느낌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아! 스테판 스피라가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연주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미라바시도 연약한 느낌인데 여기에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대응하니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실제 유일하게 테너로 연주한 ‘Dear Lord’가 가장 인상적으로 비춰진다. 한편 어울림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미라바시의 피아노는 특유의 아름다움 여전히 드러낸다. 자신의 앨범에서도 연주했던 ‘Alfonsina Y El Mar’같은 곡에서의 서정이란! 한편 두 연주자가 함께 연주한 곡들의 면모는 상당히 다채롭다. 일단 스피라는 이 앨범을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녹음했다고 한다. 첫 곡 ’21 Places Des Vosges’이 좋은 예인데 이 곡의 제목은 그의 아버지가 자주 가던 골동품 상점의 주소란다. 그 외에 존 콜트레인, 에두 로보, 케니 베런 등의 곡들이 연주되었는데 원곡의 감성보다는 두 연주자의 느낌으로 모두 바뀌어 연주되었다.
Spirabassi – Stephane Spira & Giovanni Mirabassi (Bee Jazz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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