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파리지앵은 2012년의 장고 라인하르트 상 수상에 이어 올 해 ‘재즈의 승리’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재즈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 젊은 색소폰 연주자이다. 이번 앨범은 그의 통산 다섯 번째 앨범이자 ACT 레이블에서의 첫 앨범으로 2000년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쿼텟 멤버들과 함께 했다.
장난감 손을 연상시키는 산뜻한 앨범 표지 이미지와 ‘특별 간식’이라는 타이틀을 보면 가볍게 통통거리는 사운드를 예상하기 쉽다. 하지만 쿼텟의 연주는 그 기대를 벗어난다. 존 콜트레인이나 웨인 쇼터의 전통에 현대 음악과 록의 질감을 결합했다고나 할까? 아주 어지럽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앨범에 수록된 다섯 곡은 모두 각각의 멤버들이 작곡한 것으로 확고한 형식과 구조를 지니고 있다. 네 명의 연주자가 함께 하고 서로를 자극하는 동력이 삐걱거리는 잡음-소음과는 구분되는-, 긴장, 충동적인 움직임에 있다는 것이 낯설게 다가올 뿐이다. 하지만 연극적이다 싶을 정도로 움직임의 폭이 큰 ‘Haricot Guide’, 현대 음악적인 공간감을 상정한 ‘Mazout Damnation’ 등 막강한 호흡으로 곡 안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어법을 병치, 교차시키며 색다른 질감을 연출하는 쿼텟의 연주는 그 자체로 짜릿한 감흥을 선사한다. 물론 그 낯선 질감에 어느정도 적응이 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