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기욤 드 샤시와 베이스 연주자 다니엘 이브넥은 지난 2004년부터 지난 시대의 노래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Chansons sous les bombes>(2004)였고 <Wonderful world>(2005)였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앨범이 그 세 번째가 된다. 아마 이번 앨범이 그 작업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재즈와 샹송의 스탠더드 곡들 사이에 프린스의 ‘Condition Of The Heart’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말이다. ‘새로운 세기의 음악’이란 타이틀로 네 번째 앨범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진행 상황으로 보아선 이번이 그 마지막이 될 확률이 많다.
지난 두 앨범에서 두 연주자는 여러 보컬과 게스트를 동원했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마크 머피와 폴 모시앙을 불렀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왜 두 사람이 이런 작업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선곡에 있어 유명 스탠더드 곡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연주에 있어서도 딱히 새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저 듣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앨범 괜찮다. 보컬과 연주 버전의 적절한 안배부터 피아노 트리오의 차분한 연주와 보컬의 구수함이 매우 편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단지 이것만을 위해 ‘지난 세기의 노래들’을 모은 것은 아닐 터..그 숨은 의도가 궁금함은 어쩔 수 없다.
혹시, 어린 아이를 표지로 내세운 것처럼 다음 세대에게 지난 세대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전하기 위해서였던 것일까? 그래서 큰 변화보다는 안정적이고 깔끔한 방향의 연주와 노래를 추구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