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재즈 클럽 세바가 있다. 피아노 연주자 김세운은 이 클럽의 주인이고 Trio S.E.A는 그녀가 리더였던 트리오다. 왜 과거형으로 설명했냐 하면 이 앨범이 지난 2002년, 그녀가 네덜란드에서 재즈를 공부할 때 녹음되었기 때문이다.
앨범은 타이틀이 의미하듯 바다 혹은 물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에 맞추어 물 속 풍경을 그리는 듯한 서정적인 연주가 앨범 전체에 흐른다. 특히 피아노의 습기 가득한 질감은 그 자체로 바다의 서정과 깊이가 주는 긴장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앨범이 실은 트리오 연주 5곡과 피아노-베이스 듀오 연주 네 곡으로 나뉘어져 있어도 그것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트리오나 듀오라는 편성이 지닌 매력이 덜한 것이 아쉽다. 김세운의 바다적 감성에 다른 연주자들은 조력하는 차원에 머문다. 앨범의 주제나 피아노의 존재감을 고려할 때 차라리 솔로로 녹음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