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Blue – Paul Horn (Hi-Fi Jazz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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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나 앨범들을 듣다 보면 왜 이런 연주자, 앨범이 빛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다 각자의 이유가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연주자가 재즈라는 장 안에서 오래 버티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일찍 세상을 떠나거나 다른 음악에 빠지는 경우가 좋은 예다. 특히 할리우드에 안착해버린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들이 그렇다. 플루트와 색소폰을 연주하는 폴 혼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분명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로 명성을 남길 실력이 있었다. 그러나 60년대 후반부터 뉴 에이지 쪽에 빠지면서 재즈와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뉴 에이지 연주자로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 앨범은 폴 혼의 대표작이라도 해도 좋을 앨범이다. 비브라폰이 참여한 퀸텟 편성으로 녹음된 앨범은 쿨한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연주의 흥겨움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각 파트 별로 이어지는 솔로는 온도는 그리 높지 않아도 어울림의 측면에서 큰 만족을 준다. 한편 앨범은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극단적 스테레오 방식으로 녹음되었다. 피아노가 왼쪽 드럼이 오른쪽에서만 들리는 녹음 말이다. 그래서 아쉽기도 한데 다른 유사 앨범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한쪽 귀만 들리는 현상을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이 앨범만큼은 합주의 순간에 스테레오의 입체감이 상당히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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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나 앨범들을 듣다 보면 왜 이런 연주자, 앨범이 빛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다 각자의 이유가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연주자가 재즈라는 장 안에서 오래 버티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일찍 세상을 떠나거나 다른 음악에 빠지는 경우가...Something Blue - Paul Horn (Hi-Fi Jazz 1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