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베라스의 솔로 앨범이다. 이번 앨범이 나는 그의 기타가 지닌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어쿠스틱 기타로 그가 좋아하는(것으로 생각되는) 곡들을 차분히 연주하고 있는데 그 분위기가 참 좋다. 랄프 타우너의 <Open Letter>앨범을 듣는 듯한 느낌이다.
이 앨범에서 그가 연주하는 곡들은 치코 부아르께를 중심으로 밀튼 나시멘토,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브라질 음악, 그리고 존 콜트레인, 칙 코리아, 존 루이스 등의 곡들이다. 이들 곡들을 그는 한 밤 홀로 있는 시간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담담히 연주한다. 공간적 여백을 드러내면서도 아르페지오로 멜로디를 적절히 감싸는 연주가 따스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말랑말랑한 앨범으로 보면 안 된다. 저 회색 표지 그리고 구겨진 종이-그러나 동그랗게 정돈된-처럼 그의 연주는 감정적 과잉, 지나친 자기 몰입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공간이 있고 그 안에 멜로디와 코드가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그려나가는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준다. 고독 자체를 인식함으로써 생경을 얻게 되는 시간을 그린다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