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Journey – Chet Baker & Enrico Pieranunzi (Ege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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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앨범들을 따라가다보면 자신의 연주만큼이나 피아노 혹은 기타 연주자의 선택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가운데 엔리코 피에라눈지도 포함된다. 빌 에반스의 그림자와도 같았던 이 피아노 연주자는 쳇 베이커와 함께 하면서 자신의 이력을 견고하게 할 수 있었다. 이 앨범은 지난 1979년 12월 4일과 1980년 1월 4일 이틀간의 만남을 담고 있다. ‘My Funny Valentine’을 제외하고는 엔리코 피에라눈지와 색소폰을 연주한 마우리지오 지안마르코의 곡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퀸텟 연주를 듣다 보면 원래 쿼텟에 쳇 베이커가 초빙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편곡을 보면 쳇 베이커에 맞추려 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런데 내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인지 모르지만 쳇 베이커가 ‘Fairy Flowers’같은 곡에서 뮤트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 외에는 평범한 밥 계열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딱히 특별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연주. 사실 이 당시 쳇 베이커의 녹음들은 완성도의 격차가 앨범마다 상당했다. 그래도 이 앨범은 수준 이상이라 하고 싶다. 다만 ‘My Funny Valentine’은 평소보다는 못한 맛이 있다. 피아노는 아름답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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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의 앨범들을 따라가다보면 자신의 연주만큼이나 피아노 혹은 기타 연주자의 선택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가운데 엔리코 피에라눈지도 포함된다. 빌 에반스의 그림자와도 같았던 이 피아노 연주자는 쳇 베이커와 함께 하면서 자신의 이력을 견고하게 할 수 있었다. 이 앨범은 지난 1979년 12월...Soft Journey - Chet Baker & Enrico Pieranunzi (Egea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