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teen Sunsets – Jane Ira Bloom (Outline 2013)

jib 여성 색소폰 연주자 제인 아이라 블룸의 재즈는 기본적으로 아방가르드적인 성향이 강하다. 즉, 감상자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음악이라는 뜻. 하지만 이번 쿼텟 앨범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동안 그녀의 음악을 들으며 팽팽해진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자신의 서정성을 매혹적으로 드러낸다. 레퍼토리 또한 ‘For All We Know’, ‘The Way You Look Tonight’, ‘But Not For Me’ 등 스탠더드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곡을 그녀는 아주 천천히 선율을 곱씹으며 투명하고 부드럽게 연주한다. 그러면서 달콤함, 외로움, 슬픔, 실연의 아픔, 사랑의 행복 등을 앨범 타이틀처럼 짧은 시간에 오묘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노을처럼 다채롭게 표현한다. 또한 편한 분위기를 연출하겠다고 감상자의 공간으로 파고들려 하는 대신 감상자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세계로 오라고 하는 듯한 냉담함이 앨범의 매력을 더욱 강화한다.

사실 그녀는 평소 진보적인 연주를 즐기긴 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종종 서정적인 면을 살짝 드러내곤 했었다. 그래서 이러한 느림과 낭만적 서정이 돋보이는 연주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 앨범의 서정성은 ‘그럴 줄 알았어’보다는 ‘아니 이럴 수가’를 외치게 한다. 평소 존 콜트레인이 발라드 연주를 잘했음을 알면서도 막상 <Ballads> 앨범을 들었을 때 느꼈던 놀라움을 생각해 보라. 모처럼 멋진 색소폰 발라드 앨범을 만났다.

2 COMMENTS

  1. 전 처음 듣는 연주자입니다만, 우와…!

    기존의 전위적인 곡들도 긴장감을 놓고 집중해보니, 이상하게 점점 더 몰입하게 되네요.

댓글

 여성 색소폰 연주자 제인 아이라 블룸의 재즈는 기본적으로 아방가르드적인 성향이 강하다. 즉, 감상자 또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음악이라는 뜻. 하지만 이번 쿼텟 앨범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동안 그녀의 음악을 들으며 팽팽해진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자신의 서정성을 매혹적으로 드러낸다. 레퍼토리 또한...Sixteen Sunsets - Jane Ira Bloom (Outline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