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케인은 지금까지 클래식, 라틴, 틴 팬 앨리, 일렉트로니카 등을 솜씨 좋게 버무린 음악으로 개성을 인정 받았다. 그런데 이러한 비틀기에 집중한 탓일까? 재즈 피아노 연주자라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피아노 트리오 앨범은 매우 드물다. 2004년의 빌리지 뱅가드 실황 앨범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스튜디오에서의 첫 트리오 앨범은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 곡을 제외하고 전곡을 자작곡으로 꾸민 앨범에서 그는 텔로니어스 몽크와 허비 행콕의 유산을 육화하여 만들어 낸 자신만의 트리오 연주를 펼친다. 그러면서 이전의 펑키함(Crossbow), 클래시컬한 감성(Foolish Me)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앨범의 매력은 유리 케인의 솔로 연주가 아니라 함께 한 존 허버트(베이스), 벤 페로프스키(드럼)과의 자유로운 인터플레이가 아닐까 싶다. 현장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듯한 탄탄한 호흡이 탄성을 불러 일으킨다.
Siren – Uri Caine (Winter & Winter 2011)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