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s – Chet Baker (Pacific 1956)

cb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나는 청춘을 느꼈다. 다소 무기력하고 심심한 청춘의 모습.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일종의 냉소적인 정서는 이해가 잘 안되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쳇 베이커는 마약 중독이었지만 무엇인가 하겠다는 강한 의욕이 있었다. 이 앨범도 그가 아이디어를 내어 제작자 딕 복에게 의뢰한 것이다. 그래서 불안정한 음정을 해결하기 위해 녹음을 고치고 또 고쳐가며 노래를 완성했다고 한다. 평생 그가 마약에 찌들어 방탕한 생활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 당시 그의 삶은 반짝거렸던 셈이다. 그런데 그 냉소적인 면을 생각하면 그가 현실도피 형 인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현실을 잊기 위해 마약을 했던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동시대 연주자들처럼 당당히 극복하고 한결 선 굵은 연주를 들려주었을지 모른다. 어찌 보면 이 앨범은 상당히 영악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의심할 수도 있다. 실연을 노래하면서도 그것을 멋지게 받아들이는 ‘쿨’한 모습이 대중에게 먹힐 것이라는 계산 말이다. 그러나 꼭 그가 계산적이었던 것은 아닌듯하다. 그저 정성을 다 한 앨범 하나를 만들자는 욕구가 더 강했던 것이다. ‘쿨’한 모습에 열광한 대중에 대해 그가 ‘쿨’하게 무심했던 것이 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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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나는 청춘을 느꼈다. 다소 무기력하고 심심한 청춘의 모습.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일종의 냉소적인 정서는 이해가 잘 안되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쳇 베이커는 마약 중독이었지만 무엇인가 하겠다는 강한 의욕이 있었다. 이 앨범도 그가 아이디어를 내어 제작자 딕 복에게...Sings - Chet Baker (Pacific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