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재즈사의 중요 인물 중에는 1976년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 색소폰 연주자 라스 굴린이 있다. 그는 미국 재즈에 포크적인 요소를 이식해 스웨덴 재즈의 정체성 확립에 큰 기여를 했다. 그래서 후대의 여러 스웨덴 연주자들의 추종을 받고 있는데 바리톤 색소폰 연주자 프레데릭 룬딘과 알토 색소폰 연주자 크리스티나 본 뷜로우 또한 마찬가지. 이 앨범에서 두 연주자는 수록 곡의 절반을 라스 굴린의 곡을 연주하며 우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 사운드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제리 멀리건과 리 코니츠가 함께 한 듯한 색소폰의 온화함과 피아노가 빠진 퀸텟의 공간적 선선함이 묘한 대비를 이루는데 그것이 참 낭만적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정서적인 부분에 의존하고 있지도 않다. 재즈의 기본인 연주 자체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있다. 미국 재즈를 스웨덴 식으로 풀어냈던 라스 굴린의 재즈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Silhouette – Christina Von Bülow & Fredrik Lundin (Stun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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