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롹 그룹 라디오헤드의 곡들을 재즈로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시도되고 있다. 그 가운데 뮤지컬 가수출신인 엘리자 럼리의 이번 앨범은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새롭게 아우르기의 결정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녀는 ‘High & Dry’, ‘Creep’ 등 라디오 헤드의 곡으로만 앨범을 채웠는데 흥미로운 주제만큼이나 내용도 괜찮다. 특히 라디오헤드 특유의 어둡고 비관적인 정서를 따스함으로 순화시켜 노래한 것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질적인 느낌에 반감을 살 수도 있었는데 청아한 목소리로 잘 극복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곡을 피아노 반주-하지만 우주적이라 할 정도로 깊은 공간감을 지닌-로만 해결한 것도 해석의 청량감을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그렇다고 라디오헤드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신선한 해석이지만 그녀가 노래하는 곡이 라디오헤드의 곡임은 시종일관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